이미지

마약없는 밝은사회

마약류폐해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모두의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일반
  • Home
  • 예방자료
  • 간행물
  • 정기간행물

정기간행물

기본 테이블 상세
제목 사랑방 | 언제 스마일이 될까?
등록일 2001-03-29
조회 2,966

 

이 종 우(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4년) 

어린 시절 나는 무척이나 수줍음을 타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돌이켜 보면 선천적인 성격이었다기 보다는 막내이기에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외부와의 접촉이 없이 자라다 보니 생겨난 현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거의 실패라는 걸 모르고 살았던 탓에 꿈에서조차도 나의 경험세계를 넘지 못하고 소극적인 생활을 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후 대학교를 들어보면서 처음으로 작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나에게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오래 전부터 젊을 때에 한가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나진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도 학교에 사회봉사 활동이 있다는 것을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고, 마감일이 며칠이 지난 후에 운 좋게도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나에게는 친숙하지 않았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한 학기 동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3월 어느 날,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연락이 왔다. 오리엔테이션식으로 보자는 것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바쁘게 친구와 만나서 방배동에 갔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왜냐하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마약퇴치운동본부에 일하시는 분들은 어느 경찰서의 강력계 분들과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을 했었다. 처음에 만나서 인사를 한 분은 볼이 통통하고 인상이 짱인 - 지금은 '동은이 형'이라고 부르지만 그때 만해도 동은씨라고 불렀다. - 자원봉사 담당 이동은씨였다. 간단한 소개와 마약퇴치운동본부에 대한 활동에 대한 얘기와 서로에 대한 인사를 마치고 난 후, 경주에서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나누어줄 전단을 정리하는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먼저 와서 작업하고 있던 고등학생 자원봉사자와 같이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보이는 마약퇴치운동본부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았고, 전단에 쓰여져 있는 내용을 통해 단체에 대한 감을 잡게 되었다.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 보통 때라면 늦잠을 자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밖에 나가서 포근한 태양 빛 아래서 샤워를 할 시간, 나는 아쉽게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 9시에 북한산에서 가두 캠페인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정릉을 통해 북한산을 올라가는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캠페인 장소인 우이동을 통해 북한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모르기 때문에 남들 모두 잠들어 있는 6시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대학로에서 수유리로, 수유리에서 우이동까지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서 캠페인 장소를 찾아갔다.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벌써 근처 학교의 중,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와 있었다. 캠페인을 하기 전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오늘 왜 북한산에서 캠페인을 하는 것일까? 북한산에 올라오는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이고, 특별히 여기에서 캠페인을 하고, 전단을 나누어주어도 다 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자원봉사자들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북한산에 올라갈 때는 생각이 달라졌다.

올라가는 사람들이나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 우리에게 격려를 해주었고, 같이 구호를 외쳐주는 분들도 있어서 좋았다.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지만, 약 4시간동안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전단도 나누어주고, 중, 고등학생들과 짬을 내여서 그네들의 생각을 들었을 때 이 활동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4월의 유난히도 맑았던 어느 주말, 올림픽 공원내의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청소년자원봉사박람회를 잊을 수 없다. 그곳에는 청각장애자를 위한 단체, 맹인들을 위한 단체, 청소년 사회교육단체 등등이 부스를 만들어 자신의 단체를 홍보하고 있었다. 체육관 안을 꽉 메운 부스들을 보면서 우리 나라에 이런 많은 사회 봉사 단체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화들짝 놀랐었다.

내가 그 곳에서 한 일은 각지의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삼삼오오 모여 박람회를 방문하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에 대한 설명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에 마약퇴치운동본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마약을 하지 말아야 하고, 우리 나라는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있어서, 언제라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상담을 할 수 있다는걸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정말로 많은 학생들이 방문해 주었다. 상품을 받고 싶어서 참가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설명을 할 때 유심히 관심을 기울여서 듣는 학생들을 보며 뿌듯한 마음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행사를 하는 동안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어설픈 설명을 하고, 목청을 높여서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마약은 어떤 거지?"

"나쁜 거요!"

"친구들 중에 마약 하는 친구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지 말도록 해야 되요!"

거짓없이 자연스럽게 서슴지 않고 대답하는 순진한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아! 잊고 있는 것이 있다'라고 느꼈다. 예전엔 갖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정직하고 솔직한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겠다는 것이다. 세상에 부딪치며 마냥 '그럴 수도 있지. 그래, 그럴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고 안일하게 생활해 왔다는 것을 느꼈다.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게, 어디에서 그런 힘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목청껏 열심히 아이들에게 얘기를 하며, 질문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보냈다.

이제는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할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남을 위해서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나 자신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젊은 날의 한 때에 하는 일이 아니라, 평생 가슴속에 느끼는 활동을 하고 싶다. 이런 희망이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라고...

 

 

댓글
0
이름 : 비밀번호 :
0 / 300

현재 페이지의 콘텐츠 안내 및 정보 제공에 만족하십니까?

확인
비밀번호 확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