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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사회가, 애인이 될수 있어요!
등록일 2001-03-29
조회 3,077

 

양애란(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광주지부 자원상담자)

"선생님, 오공 본드는 있어도 안 마셔요. 토끼 못 잡으면 뭐 맘모스나 팬더 정도?"

지금은 약물 사용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지만, 1년쯤 본드를 밥 대신 하루에 한 통씩 마셨다는 내담자(남, 20세, 고졸)의 말이다.

대부분의 약물 상담가나 치료자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어떻게 하면 약물을 끊을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하면 약물을 끊도록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약물 중독된 사람에게 있어서 약물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약물은 다름 아닌 그들의 '애인'이다. 그렇다면 약물을 끊게 만들어야 하는 상담가나 치료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약물 대신 다른 애인을 만들어 주는 것이란 말인가?

대부분의 약물 남용자는 법을 어긴 사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치료받을 생각이나 돈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곧 법적, 제도적, 심리적인 방법에서 약물 남용자들에게 접근을 해야 한다는 얘기일 텐데, 여러 가지 궁금증을 안고 있던 내게 이번 부곡 마약 상담·치료 심포지움에 참여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였다.

간단하게나마 법적으로 볼 때 검찰의 마약류 사범 처리 방안에 대한 것으로, 사안에 따른 탄력적인 사법 처리와 치료보호제도, 치료조건부 기소유예제도 등을 활용하여 자수자나 자진 입원 치료자 등은 최대한 사법처리 선처를 준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마약 하는 사람의 경우에 마약 밀매와 연관이 될 수도 있으며, 사용자의 수준(전과, 직업, 범행 동기, 죄질 정도...)도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법처리의 선처"에 대한 것은 다소 의문으로 남는다. 6월은 마약류 자수 기간이며 대리 신고자는 철저히 신변 보장을 하고 최대한의 법적 선처를 준다고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 마약하고 있습니다... 치료 좀 받게 해주십시오..."하며 문을 두들일지 의문이다.

어찌 되었든지 중요한 것은 사법처리를 하더라도 "처벌보다는 치료조건부로 기회를 주자"는 부분을 강조하는데 말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약물 남용자의 치료"를 우선으로 하면 좋겠다.

실제로 광주보호관찰소에서 유해화학관리법 위반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답답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본드, 가스, 신나, 니스 등을 몇 차례쯤 했다고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 중독 상태인 것 같은데, 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보호관찰제도가 전부이다. 그나마 마약퇴치운동본부 광주지부에서는 보호관찰소 내에 약물 상담실을 개설하여 매일 상담원을 파견하여 약물 청소년들과 상담 및 예방 교육을 실시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상담 중에 가장 미심쩍은 것은 "선생님, 저 이제는 정말 본드 안해요!"라는 말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확인하기 어려운 이 말을 상담가는 계속적으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폭력, 강간, 절도, 사기 등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약물로 인한 경우에는 그 특성이 일차적, 진행성, 가족적, 만성적, 유행성, 치명적 질환임을 감안하여 약물 전문 상담가가 직접 개입되어 적극적인 약물 상담을 요하며, 약물 사용 여부를 판별하거나 신체·정신적 건강을 검사할 수 있는 병원이나 보건소를 연계하여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여러 가지 약물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 중간 거주 집(half-way house)이 있다. 이미 우리 나라에도 김영근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청소년 새샘터라는 중간집이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험적인 모델 제시라는 과제를 안고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한다. 정부나 기업의 후원금 없이 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일 텐데도 불구하고 중간집에 대한 신부님의 굳은 의지를 보았다.

약물남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사회, 법률상의 부작용이나 약물중독된 후에 약물 끊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예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강조되어야 할 부분도 역시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인 것이다.

다행히 우리 나라에서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주도적으로 약물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약물 예방 교육은 대규모적이며 단기적이었으나, 앞으로의 예방 교육은 소규모적이며 장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부산지부는 모 고등학교 한 반을 대상으로 흡연예방 교육프로그램을 8주간 실시하였는데 강당이나 방송실에서 몇 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1회성 단기 교육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홍보에서도 마찬가지로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에 약물문의상담전화 스티커를 붙여 상담전화가 급증한다든지 해서 실제로 효과적인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지금 상황에서 우리 미래를 생각해 보면, 약물예방교육은 성교육이나 다른 교육과도 마찬가지로 조기 예방교육이 시급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약물문제는 결코 우리와 멀리 동떨어져있지 않다. 바로 우리 가족, 친척, 친구, 이웃과 관련되어 있으며, 결핵의 원인이 결핵균인 것처럼 약물중독의 원인은 바로 약물인 것이다. 결핵균을 제거하지 않으면 결핵이 제거되지 않듯이 약물도 마찬가지이다. 이 점을 생각하여 약물치료와 상담은 검찰, 병원, 상담기관, 민간단체 등 상호협조하에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약물 중독자의 애인이 약물이라면 최소한 우리가 해야할 일이 한가지 보인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사회가 그들의 애인이 되어 주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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