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는 온통 비타민 C 천지인 듯하다. 어린이들이 먹는 사탕에서부터,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까지 비타민 C가 들어있다고 꼬리표를 달고 으시댄다. 약방의 감초도 아닌 것이, 도대체 뭐에 좋길래 온갖 상품에 끼어드는 걸까? 비타민 C가 여기저기 사용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타민 C는 어린이의 성장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해 감기나 기타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주고, 식품 중에 들어있는 철분이 우리 몸에서 흡수될 때에도 필요하므로 빈혈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그 뿐인가? 비타민 C는 우리 피부를 탱탱하게 유지시켜주는 콜라겐이라는 물질이 만들어 질 때에도 필요하다. 여자들이 오이 마사지를 하고 비타민 C 화장품이 유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비타민 C는 성인병을 예방한다고 하니, 그 유명세만큼이나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사과를 잘라 놓으면 공기중의 산소에 의해 사과가 갈변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똑같은 현상이 우리 몸에서도 매일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산소는 우리 몸 속에서 이용된 후 '유해산소'라는 찌꺼기를 만들어 내는 데, 이 '유해산소'는 우리 몸에서 세포를 손상시켜 암,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장병, 백내장, 치매 같은 질환을 유발하고 우리 인간을 늙게 하는 주범이다. 그런데 비타민 C는 유해산소의 독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효과가 있어 암이나 심장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준다. 사과를 레몬즙에 담가 놓으면, 레몬즙의 비타민 C가 갈변을 막아 주듯이 우리 몸에서도 비타민 C가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 C는 얼마나 먹어야 하는 것일까? 비타민 C의 필요량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이견이 가장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비타민 C는 원래 그 결핍증인 괴혈병을 막기 위해 하루 55mg정도(예를 들어 오렌지 하나 정도)만 섭취하면 되는 것으로 주장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그만한 양으로는 비타민 C가 갖고 있는 질병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잠재적으로 비타민 C가 부족 되어 피로나 초조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아 비타민 C를 얼마나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지는 단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 국립보건연구소는 26세 이상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일일 영양 권장량 수준인 60mg의 비타민 C를 공급받은 사람은 쉽게 피로와 초조감 등의 잠재성 비타민 C 결핍증을 나타냈으며, 이 연구에 근거해 비타민 C는 하루에 200m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비타민 C로 노벨상을 받은 바 있는 폴링 박사는 체중 7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10g 정도의 비타민 C는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 학자들은 나름대로의 근거를 갖고 1g, 또는 500mg 정도가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비타민 C를 섭취하고자 하는 우리들로서는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참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개인적으로 자신의 식생활 패턴이나 기타 질병의 유무, 흡연 여부 등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지, 그 결정에 있어 염두에 둘 점은 학자들간에 이견이 있긴 하지만, 공통된 점은 오렌지 하나 정도의 비타민 C 섭취량은 비타민 C가 갖고 있는 암이나 심장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목적으로 할 때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과의 갈변을 방치하지 않고 레몬즙에 담글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식탁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래도 부족해 보인다면 비타민 C 제재를 준비해 놓는 지혜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