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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모전 : 공모전 당선작(에세이 부문)
등록일 2001-03-29
조회 2,742

사            방                                            Campaign 공모전 당선작

  Drugfree21 공모전 당선작(에세이 부문)

사             방

김 광 순

(지난호에 이어...)

고등학교 중퇴자인 나를 고용 해주는 회사는 없었다. 게다가 집을 나올 때 가져온 돈도 거의 다 써 버렸다. 이제 남은 건 마약에 찌들어 있는 나의 육체, 몸뚱이 뿐이다. 외로울 때마다 내게 편안한 기분을 안겨준 마약이란게 중독이 되어 버리자 하루도 마약 없이는 못살게 되었다. 가진 돈은 거의 없고 하루하루가 괴롭다. 무엇보다도 마약에 찌들어 평생 시달려야 하는 내 몸이 불쌍히 여겨졌다.

아래를 보니 뛰어 내릴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눈을 감고 소리를 한번 질렀다. 어두운 도시의 밤하늘에 내 목소리가 울린다.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이제 안녕.

"뛰어 내릴 셈인가?"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내 안의 내가 말을 걸었다. 나는 그 말을 무시했다. 다시 앞으로 한 발자국 걸었다.

"뛰어 내릴 셈이냐구?"

"그래."

"인생을 너무 쉽게 사는군. 자기가 죽고 싶으면 죽고 살고 싶으면 살고. 넌 항상 그런 식이었지. 그래서 결국 여기 까지 오게 된 거고."

"넌 두려운가 보지? 내가 죽으면 너도 죽게 되니까."

"아니 난 두렵지 않아."

킬킬 웃으면서 내 안의 나는 대답했다.

"너 따위 더러운 몸 속에 빠져 사는 게 더 두렵지. 지옥에 살지 않고도 지옥을 알게된 기분인걸."

"너도 이렇게 사는 게 지겨운가 보지. 나도 마찬가지야. 이제 그만 살자구. 이런 추잡한 세상 속에서 사는 건."

"다 좋은데 세상을 탓하진 마라."

내 안의 난 분명한 어조로 강하게 말했다.

"이렇게 된건 다 너의 탓이야."

"아냐. 날 이렇게 만든 건 세상의 탓이야. 누구 하나 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구. 고민을 말해 본적도 없고 즐겁게 웃어 볼 수도 없었지. 아무도 나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단 말이야. 넌 그런 외로움을, 고독을 알 수 있기나 해?"

"하지만 생각 해봐.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마약을 하는 건 아니라구. 감기 걸렸다고 모든 사람이 감기약 먹지는 않아. 네 의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하진 않아?"

"그래 어찌 되었건 처음은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 치자. 하지만 이젠 어쩔 테야? 이미 내 몸은 더 이상 주사를 놓을 데도 없고. 돈은 이미 바닥인걸. 내 정신은 지금도 마약을 원하고 있어. 나도 더이상 날 어찌 할 수가 없단 말이야."

난 울부짖으며 절규했다.

"이런 몽롱한 상태로 평생을 살 수 없다고."

뺨에 따뜻한 액체의 흐름이 느껴졌다

"산다는 게 때론 죽는 거 보다 더한 아픔이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 죽게 되면 네 더러운 피가 거리를 더럽히게 될텐데. 좀 생각을 달리해 보지 그래?"

"더러운 더러운 좀 하지마. 나도 이런 내가 괴롭다고. 그래서 죽으려고 하는 거니까. 방해하지마."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옥상 끝으로 간다.

"네가 널 제어 할 수는 없는 거니?"

"그래."

"그럼.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지 그래? 네가 널 제어 할 수 없다면 그 수밖에 없지 않겠어? 네가 널 신고하는 거야."

"내가 날 말이야? 경찰에 신고하라구?"

"바로 그거야. ^^;"

"차라리 죽겠어. 감옥 같은데서 평생을 살 바엔."

"아냐 다시 잘 생각 해봐. 요양소 같은데서 재활 치료를 받으면 분명히 좋아질거라구. 널 믿어봐."

"아냐 할 수 없어. 나 따윈 이 세상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구. 자신도, 용기도, 희망도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 내겐 더러운 마약에 길들여져 버린 육체 뿐이야. 다시 약 기운이 필요해서 괴로워지기 전에. 빨리 끝내야해. 난 날 잘 안다구."

다시 옥상 끝에 선다. 심호흡을 한다.

"나도 널 잘 알아."

내 안의 내가 조용히 말했다.

"난 항상 너의 안에 있었지. 넌 촉망받는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어. 초등학교 3학년 때 반장한 거 기억 안나? 넌 키 크고 얼굴도 잘생긴데다가 머리도 좋았잖아 친구도 많았구. 성격도 쾌활했었지."

"다 옛날 얘긴걸."

"친구 몇 명을 잘못 사귀고 가정에 불화가 생기고부터 넌 변하기 시작 한 거야. 하지만 근본은 언제나 그대로 였는걸. 넌 좋은 아이야."

내 안의 내가 집요한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처음의 시작은 좋았지. 하지만 그 뒤로부터 난 되돌아 올 수 없는 길을 뛰어 간 꼴이라구. 마치 중간에 끊어진 도미노처럼. 중간에 끊어진 도미노는 다시 일으켜 세울 수가 없지."

"뭐야? 다시 되돌아갈 자신이 없는 건가?"

"불행히도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뭐지?"

"네가 아까 더러운 세상이라며 세상을 욕했지?"

"그랬다."

"왜 그랬지?"

"아무도 내게 도움을 주지 못했거든. 내가 마약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날 구제하려는 노력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가정도. 학교도."

"아니. 구제할 수 없었다가 옳은 표현이겠지."

내 속의 내가 참견을 했다.

"어찌 되었건. 난 학교를 나오고 가정에서도 나왔다. 사회에서도 날 받아 주질 않았어. 나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고."

"넌 지금 너처럼 마약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모르지."

"잘 들어둬. 지금 수천 만명의 사람이 마약에 빠져들어 허우적대고 있어. 이건 마치 조금씩 빠져들어 가는 늪과 같은 거야. 특히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많고 모방 심리가 강해서 마약 같은 것에 금방 빠져 버리지. 결국 심각한 문제에 빠져 버린 청소년들은 쇼크로 죽을 수도 있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지. 마약 상태에서 흥분된 기분을 이기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해. 게다가 마약을 둘러싼 조직폭력배의 이권 싸움. 마약은 모든 범죄의 온상이야. 이런 사회를 네가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 더러운 세상을 말이야."

"풋. 내가? 이런 몸을 가지고?"

"그래 그런 몸이야만 가능해. 지금 당장 내려가서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 해. 그리고 정식으로 요양소에 들어가서 마약과 싸워 이겨. 그리고 세상을 구해. 난 마약과 싸워 이겨냈노라고. 그런건 너만이 할 수 있다고. 가서 청소년을 구하고 이 사회를 구해.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목숨이 끊어질만큼 이 사회를 위해 노력해. 네가 도움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되어 보라고. 마약에 빠져 있을 때 네가 그렇게 찾던 사람이 바로 너였어. 마약과 싸워 이긴 사람. 이제 사람들이 너를 필요로 해. 이제 네가 할 수 있는걸 사람들에게 보여 주라고. 이 더러운 세상이 네 손으로 바뀔 거야. 사람들은 마약을 복용함으로써 그의 정신은 물론 육체까지 버리게 되는걸 모르고 있어. 넌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려야만해. 마약에 벗어 나는 데에도 엄청난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야해. 사람들은 너의 손길을 원하고 있어. 그리고 밝은 육체도 보고 싶어 할 꺼야."

난 다시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밤하늘을 보았다. 분명히 어제와 같은 밤하늘이었지만. 어제 보다 분명히 밝아졌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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