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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과학기술과 생명윤리
등록일 2003-03-28
조회 3,012

 

 Health Park

생명과학기술과 생명윤리
 


  맹광호 |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 예방의학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인이다. 신화에 의하면, 판도라는 모든 신의 제왕(帝王)격인 제우스로부터 인류의 온갖 죄악과 재앙이 들어있다는  상자를 받게 되는데 이때 그녀는 제우스로부터 절대 이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명령도 동시에 받았다고 한다.

그런나 이 명령 때문에도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가 더욱 궁금한 판도라는 그 상자를 열게 되고 이후로 인류는 계속해서 온갖 죄악과 재앙 속에 지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에덴동산 선악과(善惡果) 얘기와도 흡사한 이 신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역시 이 세상 일 가운데는 반드시 신의 영역에만 속하는, 그래서 인간이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극히 최근까지도 사람들은 이런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생명의 기원과 그 생명현상에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만큼 생명은 귀중하고 그것을 만든 조물주는 따라서 그만큼 위대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생명체가 생겨나고 소멸해 가는 일에 있어서 인간은 어디까지나 참여자거나 단순한 도구일 뿐 그 스스로 생명자체를 만들거나 그것을 마음대로 없애지 못한다고 믿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1953년, 왓슨과 크릭이라는 미국과학자들이 모든 생명현상은 DNA라는 유전물질에 의해서 비롯된다는 것과 이 물질의 구조가 이중나선(二重螺旋) 모양이라는 사실까지 밝혀냄으로써 이때부터 생명현상은 분자 수준에서 연구되고 조작될 수 있는 하나의 물질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일로 인해서 모든 생명현상이 다 설명되었다거나 또 이 발견을 계기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곧바로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일 이후 생명이 더 이상 신비의 대상만이 아니라 탐구와 실험의 대상이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학사적으로 다윈의 진화론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맡큼이나 위대한 업적으로 꼽히는 이 발견으로 해서 이들 두 사람은 노벨상까지 받았으며 이후로 이 분자생물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저을 해오고 있다. 이런 분자생물학에 바탕을 둔 기술이 바로 유전공학 기술이다.

생명체의 유전형질을 좌우하는 DNA를 재조립하고, 두 개의 각기 다른 세포를 융합시키며, 한 세포내의 핵을 다른 세포의 핵으로 치환시키는 일 등을 내용으로 한 이 유전공학 기술은 이미 동식물수준에서는 새로운 종(種)의 생명체까지 만들어내는 상태로 발전을 한 것이다.

이 기술 자체는 물론, 인류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할 만큼 엄청난 유용성과 재화적(財貨的)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실제로 1970년 이후 이 기술은 인슐린이나 인터페론, 그리고 성장호르몬과 같은 여러 가지 희귀한 약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기여를 했으며 동식물 품종개량에도 크게 공헌을 해로고 있을 뿐 아니라 장차는 오염된 환경까지도 개선하는데 쓰일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술이 선의에서건 악의에서건 언젠가는 사람의 생명현상에도 직접 쓰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적어도 방법론에 있어서 동물의 세포를 다루는 것이나 사람의 세포를 다루는 일에 조금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지금 인간 생식세포이 정자나 난자를 가지고 실험실적 조작을 시작하고 있으며 그 한가지 결과가 바로 시험관 아기이기도 하다.

이미 동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인공자궁이 완전히 개발되는 날엔, 60년전, 콘베어 벨트에 아기들이 줄지어  실려 나오는 아기공장 얘기를 공상소설로 쓴 올더스허슬리의 저 유명한 소설 '신나는 세상'이 바로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더욱더 무서운 일은 바로 저 유전공학 기술이 인간생식세포에 어떤 행태로건 응용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점이다. 하나의 수정란을 두 개, 네 개 등으로 분할하여 외형과 유전형질이 똑같은 복제인간으로 만드는 기술은 물론, 하나의 수정란 핵을 다른 수정란의 핵으로 바꿔침으로써 전혀 다른 형질의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생식시술도 이론적으로는 머지 않은 장래에 전혀 불가능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는 경우,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과학자나. 엘리자베스 테일러 같은 미녀가 수없이 만들어 질 수도 있겠지만, 동물같이 힘세고 사나운 사람은 물론, 얼글은 사람이면서 몸은 동물이 괴물 또한 안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끔직한 세상이 올 수 있겠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치독일의 히틀러나 캄보디아의 폴포트 같은 인물이 장차 에도 없으라는 법이 없는 이상, 그리고 이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신을 부정하는 과학자들이 있는 한 누구도 저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장담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과학기술은 일단 개발만 되면 무섭게 발전되고 보급되어지는 특서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별 것도 아닌 수준의 기술이라 해도 그것이 신의 영역에나 속하는 일인 경우 그것은 개발을 해서도 안 되지만 어쩌다 개발된 기술이라 해도 일정수준 이상은 이를 발전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런 생명 기술에 대한 윤리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

 

Spring 2003 - 아름다운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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