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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약물중독과 미술치료
등록일 2003-07-31
조회 4,694

 

기획특집 - 표현예술치료

약물중독과 미술치료


 
선우복희 (예술심리치료사, 사회복지사)

 

 

 

Ⅰ 들어가는 말

 미술치료는 미술활동의 여러 가지 특성들, 즉 유희성, 상징성, 창의성, 즉흥성 등을 활용하여 심리적, 신체적 고통의 경감이나 정신적 성장을 이끌어 내어 보다 질 높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술치료를 통해 정서적 안정, 대인관계 개선, 인격의 성숙 등을 꾀할 수 있고, 또 미술활동을 통한 소근육이나 시지각의 발달, 집중력, 놀이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미술치료는 다양한 재료의 창조적인 사용을 통해 심리적, 정서적으로 건강한 자아를 찾게 해준다.

 미술치료는 생리적, 심리적, 발달 원인으로 인해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시작되었다. 특히 미술의 창의력이나 상상력, 내면의 표현 및 구체화 등이 또한 치료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어 인격의 성숙, 자아실현, 사고나 행동양식의 변화 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미술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미술교육과 미술치료의 다른 점은 미술교육이 재료를 활용한 표현력의 증대, 즉 기술적인 측면을 중시한다면, 미술치료는 내면의 표현을 중시하는 점이다.

  미술활동이 가지는 치료적 장점에 대해서 Wadeson(1980)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었다.

첫째, 미술은 심상의 표현인 점이다. 즉 전(前)언어적 사고(preverbal thinking)가 심상(image)의 형태를 취하며 이는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술매체는 종종 심상의 표출을 자극하여 창조적 과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둘째, 미술은 비언어적 수단이므로 통제를 적게 받아 내담자의 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다.

셋째, 미술활동은 즉시에 유형의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점으로 자기 자신과의 가치에 저항이 있는 사람에게는 미술표현이 그의 사고 및 감정을 객관화하는 다리 역할을 해준다.

넷째, 미술은 자료의 영속성이 있어 회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내담자의 작품을 필요한 시기에 재검토하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고, 내담자 자신도 작품을 통해 기억의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

다섯째, 공간성을 지니고 있는 점으로 미술의 공간 속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관성들이 발생하게 되어 개인과 집단의 성격을 이해하기 쉽다.

여섯째, 미술활동이라는 육체적 운동을 통해 신체 에너지를 유발하고 나아가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점이다.

미술치료의 구성은 내담자가 주제와 재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비지시적 방법과 치료자가 주제와 재료를 제공하는 지시적 방법이 있다.

이 방법들은 집단의 크기, 치료 기간, 내담자의 성향, 치료의 진행 단계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데 대체로 치료 기간이 장기적이고 내담자의 자아 능력이 신뢰로울 때 비지시적 방법이 적합하다. 반면 지시적 방법은 치료 기간이 단기적이거나 내담자의 자아 능력이 미성숙할 때, 또 치료 초기에 시작의 어려움이 있거나 미술에 대한 고정 관념이 강할 때 유용하다. 그러나 지시적 방법은 내담자 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적용되면 그 단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느낌을 줄 수 있어 프로그램 선택에 대한 치료자의 책임이 무겁다. 일반적으로 미술치료에서는 어느 한 가지 방법으로 구성하기 보다 지시적 방법과 비지시적 방법으로 함께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Ⅱ 회복의 여정에서의 미술치료

 

 약물중독의 문제를 가진 내담자와의 미술치료는 개인치료보다는 집단치료의 형태가 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치유적 공동체 삶 속에서 집단과정을 진행시키고 자신과 전체를 돌아보는 데 있어서 미술치료가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집단 과정 중에서 깨달을 수 있다. 얄룸(Yalom)이 집단치료의 치유성에 대해 정확히 밝혔듯이 집단미술치료는 집단을 통해 보편성을 경험하게 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나 경험들의 표출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나아가 집단미술치료는 구성원들이 긍정적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을 제공하여 집단구성원간의 교류와 지원을 촉진시킨다.

 약물중독자 집단미술치료에서 치료자의 역할은 내담자 스스로 자유롭게 자신의 내면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아가 사회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안내자 역할이다. 약물중독자 대부분이 의존성이 강한 분들이기 때문에 미술치료과정에 참여하면 치료사가 알아서 다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거나 그림을 통해 미술치료사가 자신의 무의식이나 문제를 다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치료사에 대해 강한 저항이나 부정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지나친 순종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약물중독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처럼 미술치료도 마약중독자 스스로 그가 원하는 목표(단약과 사회재적응)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와 치유에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나간다.

 송천쉼터나 보호관찰처분을 받아 일정 기간 교육을 받는 내담자들과의 미술치료 프로그램은 중ㆍ단기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고 가끔은 1회의 경험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미술치료의 속성상 단 1회에서도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문제를 표출하고 집단원의 긍정적 지지에 내면의 힘을 얻게 되는 때도 있다. 어떤 경우든 미술치료 프로그램은 약간의 구조화와 지시속에서 가능한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와 기법, 집단원의 긍정적인 지지 속에서 단약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고취하고 부정적인 자아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동그라미 안에 들어있는 내 마음

 

그림 1(동그라미1.jpg )

그림2(동그라미3.jpg )    

그림3(동그라미4.jpg)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우선 동그라미 안에 지금의 내 마음이나 기분, 감정을 그리고 짝에게 그림을 설명하면 짝이 상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동그라미밖에다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기법으로 프로그램 초기에 미술치료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서로를 지지해 줄 수 있다. 그림 1은 그간에 자신을 괴롭혔던 마약(주사와 알약 세개)과 그것을 단칼에 도려내고 싶은 마음, 단약후에 다시 찾고 싶은 사랑을 표현했다. 짝이 동그라미를 연꽃으로  표현해주자 1은 상당히 기분좋아 하면서 제목을 ꡐ한 송이 연꽃의 포용과 사랑ꡑ이라고 하였고 과거 자신이 불교에 귀의했던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림 2는 동그라미 안에 지금의 혼돈스럽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짝이 어서 그 혼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화살표를 그려놓았다고 하자 2는 제목을 관통이라 했다.

그림 3은 보호관찰처분으로 미술치료 시간에 참석한 내담자로 좀 화가 난 상태로 프로그램에 참석하였다. 동그라미 안에 여러 동그라미를 그려넣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했다. 짝이 3의 그림에 ꡐ지금 나자신에게 속고 있는 건 아닌가요?ꡑ라고 글을 써놓자 3은 좀 당황해 하면서 잠시 쉬는 시간에 자기 짝에게 그 뜻을 알고 싶다고 하였다. 이 날 3은 프로그램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2. 어린 시절 놀이 속에 보이는 내 마음

 

그림4(지점토동심.jpg)

그림5(지점토약물중독자.jpg)

그림6(지점토3.jpg)

 

약물중독자분들과 미술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실 중에 하나는 대부분이 화려하고 강렬한 색을 많이 쓰는 것과 지점토나 진흙 같은 매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지점토를 자유롭게 만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무의식을 떠올려보는 작업을 해보았다.

그림 4은 지점토를 만지니 어린 시절 운동장에서 했던 오징어놀이가 생각나 그것을 표현해보았고 그때는 참 좋았는데 언제부터 그런 시절을 잃게 되었다,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 진 것은 바로 이 주사때문이라며 주사기를 만들어 구석에 놓았다. 집단구성원들의 발표가 다 끝나고 자신의 작품 중 버리고 싶은 것을 상상 속 용광로 안에 넣자고 하자 1은 얼른 주사기를 가운데 용광로에 넣었다.

그림5는 자신은 지금 약물에서 벗어나려고 담을 넘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림 6은 지점토를 만지다보니 그냥 동그랗게 되었고 꼭 자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중심-모나지 않은 세상 속에 중심'이라고 하고 '흔들리지 말고 중심잡아, 무엇을 이루려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루려고 얼마나 실천했는가 '라고 글을 써놓았다.

 

3. 불안한 내마음-금단현상

 

 

단약의 뜻을 품고 단약의 길을 가는 과정은 수많은 내적ㆍ외적 유혹의 과정이다. 쉼터에서 미술치료를 하다 보면 금단현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힘들어 하는 내담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 날 미술치료 시간 중에 이 내담자는 치료사에게 도저히 불안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하여 치료사가 그냥 있기는 심심하니까 그냥 신문지를 찢어보라고 하였다. 이 분은 신문지를 쫙쫙 찢더니 그것을 모아 모빌을 만들었고 거기에 색종이를 찢어 붙였다. 치료사가 프로그램실 천정에 그것을 장식하자 집단원들은 멋있다고 긍정적인 지지를 해주었고 모빌을 만든 분은 아까는 손이 떨리고 많이 불안했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 하였다. 우리는 누구나 겪었을, 그리고 앞으로도 겪게 될 금단현상을 생각하며 한동안 이 모빌을 걸어두었다.

 그림 7

그림 8

그림 9

그림 10

그림 11

4. 가면 속에 있는 또다른 나

 

가면작업은 매체의 특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2 세션에 걸쳐 이루어졌다. 구성원들에게 창작의 즐거움과 함께 자신을 내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가면을 만드는 작업 자체(상대방의 얼굴본을 떠주는 작업)가 상당히 양육적이고 이타적이며 자신의 가면을 꾸미는 작업에서 자신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자신의 미해결된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그림 7은 처음 가면을 만들었을 때, 그림 8는 그 가면을 마음대로 꾸며본 작품이다.

그림9은 쉼터에 들어온 이래 정말 오랜만에 마약을 안하고 생활을 해보았다면서 마약을 안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금으로 표현했다고 하였다. 그림 10는 한쪽은 마약을 했을 때의 자기 얼굴(동공은 약으로 풀려있고 얼굴은 흉터가 나있다), 다른 한쪽은 약물을 안하고 정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는 얼굴이라고 하였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늘 눈이 이렇게 충혈되어 살았다고 하였다. 그림 11는 서로의 작품에 대하여 나누는 시간에 정말 할 말이 없다고 하자 옆에 앉은 집단원이 파스텔을 거의 다썼는데 할 말이 없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하자 피식 웃으면서 발표를 하였다. 자기는 원래 삐에로를 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망쳐서 그냥 얼굴에 파스텔을 칠하였고 다 만들고 나니 얼굴이 벌건 것이 목욕탕에서 막 나온 사람같아서 노란색 이태리 타올을 얼굴에 걸었다고 하였다. 이태리타올로 싹싹 씻겨내고 싶은 내마음은 무엇일까?

 그림 12

그림 13

그림 14

5. 회복의 여정에서-내가 가야할 길

 

마약의 고리를 끊고 회복의 여정에 오른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요, 교만함을 버리는 과정일 것이다. 그림 12은 자유화에서 길을 그렸고 자신은 그 길 속처럼 평화스러운 길을 가고 싶다. 그 길에 들어서는 입구에 작은 팻말이 있는데 거기에는 한쪽에는 평화로 가는 길, 다른 한쪽에는 약물로 가는 길이라고 써있다. 평화의 길 끝에서 손짓하고 있는 사람이 누굴 것 같냐고 하자 한참 고민하더니 아버지라고 하였다.

그림13는 터널을 그리고 자신이 현재 터널 중간에 있고 현재 그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림 14은 신호등 3개를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불은 결국 자신이 켜는 거다. 지금은 노란 색불 인 것 같다고 하였다.

저 길 끝에 보이는 아버지, 작은 불빛, 파란 색 신호등……

 

마약중독자들에게 있어 미술치료는 미술을 매체로 중독자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통찰하고 삶과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면 여행이라고 하겠다.

Summer 2003 - 아름다운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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