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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현예술치료란 무엇인가
등록일 2003-07-31
조회 4,682

 

기획특집 - 표현예술치료

표현예술치료란 무엇인가


 

김진숙

한국표현예술심리치료협회 회장,

명지대학원 표현예술치료학과 주임교수

 

   필자는 약 25년 전에 미술치료에 입문하여 다양한 분들을 돕는 일을 해 오면서 필요에 의하여 놀이, 동작, 무용, 연극치료 등을 탐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표현 예술치료를 표방하게 되었다. 치료 대상과 상황에 따라서 미술이라는 단독 장르로만 한계가 있고 다른 예술 장르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상승적인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필자만의 경험이 아니라 이 분야 전문인들의 공통된 경험이자 예술치료분야의 전반적인 추세이다.

 

이 글이 마약퇴치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을 위한 것인 만큼 필자의 관련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필자는 1980년대 초반에 뉴욕 맨해튼의 보훈병원 약물중독환자 병동에서 미술치료를 실시하였던 경험이 있다.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대상이라 소신껏 임했던 것 같다. 약물과 격리시키고 해독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에서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라는 것은 실무에서 일해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오래 전이라 일일이 기억은 나지 않으나 술 중독 환자들의 작업에 비해서 약물중독환자들의 작품이 매우 강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예술작업을 통해서 그들은 일단 각자의 마음속에 드리워져 있던 어두운 부분과 취약한 내면이 드러났던 것 같고, 그리고 서서히 건강한 부분들과 통합되어 가는 것을 본 것으로 기억된다.


   마약중독자를 위한 치료적인 방도를 찾기 위해서는 중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의 몽롱하고 붕 뜬 것 같은 중독 상태에서의 도취감은 이 세상도 저 세상도 아닌 경험으로서, 인간의 정신이 아직 분화되지 않아 선악의 구별이 없는 에덴동산이나 어머니 품에 편안하게 안겨서 세상모르는 아기의 경험과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그들이 왜 그러한 도취감에 머물기를 열망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현대심리치료의 근간이 되는 심층심리학적인 관점으로 조명해 보겠다.


  먼저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마음이 병약한 개인, 즉 유아적인 자아가 뭔가에 의존해야 할 심리적인 필요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초래하는 요인은 학자에 따라 약간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주로 아기시절에 적절한 돌봄과 존중을 받지  못함에서 오는 허기짐과 좌절이 약물이나 술, 음식, 일 등에 의존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물을 남용하는 현상은 욕구충족이나 돌봄을 받지 못했던 개인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마약중독 현상을 분석심리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정신적인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원형적인 정신으로부터 유리된 현대인들이 인위적인 망아의 경험을 통하여 아득한 원시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정신세계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개인을 자기 실현으로 인도한다는 내면의 인격자이자 반려자인 아니마, 아니무스가 약물이라는 비인격적인 대상에 투사되어 달콤한 꿈을 꾸듯 그것을 획득하려고 애쓰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의 자아는 마치 시시푸스의 신화에서처럼 반복되는 실패와 희망을 거듭하며 원초적인 리듬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겠다.


  표현예술치료는 이 두 가지 차원의 맥락의 치료를 효율적으로 대처 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이 두 가지 차원이 보는 마약중독 현상을 보는 관점이 가지는 공통점은 개인의 인성이 분화되지 않은 아기 시절의 경험과 연관된다는 점, 그리고 아기 시절의 경험은 냄새, 소리, 동작, 이미지 등의 비 언어 차원의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 정신의 원형적. 신화적인 차원을 포함한 전체성을 지향하는 분석심리학적 차원에서  이미지, 소리, 동작, 놀이 등의 매체를 통한 치료적인 탐구는 다원적인 인간 정신 속에 존중받지 못한 부분의 보상과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

  표현예술치료가 어떻게 약물중독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가에 대한 내용은 지면상으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표현예술치료를 간단히 소개하는 것에 그치려 한다.



 표현예술심리치료란  

  창작 예술을 통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안녕을 위한 치유 목적의 활동은 선사 시대부터 있어 왔고, 창작 활동을 통한 심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일부 예술인들과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그러나 예술 치료 분야가 전문 직종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러한 예술 매체(그림, 무용, 동작, 소리, 놀이, 연극 등)가 가지는 치료성이 현대 심리치료라는 학문과 합쳐진 것이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예술 치료이고 표현예술치료는 한 장르의 예술 매체에 국한하지 않고 한가지 이상의 예술 매체를 사용하는 것1)이다.


미국의 경우,

예술심리치료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무용치료와 음악치료가 1950년대 초에 전문학회 창립을 선두로 해서 미술치료가 1960 년도에, 그리고 연극치료가 1970년도 후반기에 생겨나게 된다. 미국의 예술 치료 교육과정은 미술, 무용, 음악, 연극치료는 대학원 과정으로 대학원 졸업 후 2년간의 인턴과정을 거쳐서 공인 치료사가 된다. 음악치료는 두 개의 학회를 가지고 있다가 최근에 통합되었고, 대학원과 학부 과정이 병행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각 장르의 예술 치료가 통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예술 치료 대학원과정 및 전문교육기관이 생기게 되고 모든 예술치료협회를 통합하는 예술치료협의회 (National Coalition of Arts Therapy Association)가 생기게 된다. 1985년부터 5년에 한번씩 공통학회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예술 치료는 미국 및 서구에서 새로운 심리치료 전문 직종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대학원과정의 교육기관이 1970년대에는 전국에 서너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큰 종합대학에는 거의 미술치료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웬만한 정신 의료분야나 특수 교육 기관에 예술 치료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공인 예술치료사는 임상심리학자, 사회사업가 등 다른 정신건강분야 전문인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으면서 정신 건강 전문 기관에서 일을 하게 된다. 계속하여 기관에 남아서 경력을 쌓아 행정직을 맡는 사람도 있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개인 치료실을 만들어서 개별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 공인예술치료사로 활동하면서 인접분야의 박사 학위 또는 공인 사회사업가, 정신분석자, 분석심리학자의 수련을 받기도 한다. 교수, 연구소장 및 의료 기관의 대표를 지내는 사람 등 심리치료분야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선견지명이 있는 정신 건강 전문가들과 예술인들에 의하여 예술 치료가 소개되어 산발적으로 시행하여 오고 있고 있다가  1982 년에 정신과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정신의학계의 산하단체로서 임상예술학회가 창설되었다. 서구의 경우와는 달리 한국임상예술학회는 학회의 기능을 처음부터 각종 분야의 예술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임상예술학회가 정의한 학회의 기능은 각 예술 치료가 독립적인 노선을 지키다가 1985 년도부터 개최되어 오고 있는 미국의  미술, 무용, 음악, 연극 등의 예술치료협의회의 취지와 흡사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서구에서 정규적인 교육을 받은 예술치료사들이 국내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고 관련 학회 및 협회들이 결성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정규 대학원과정을 위시하여 수많은 관련 교육기관이 생겨났다.

  국내에서 예술 치료 분야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관심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위치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다음의 3가지로 집약될 것이다.


1.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예술치료사의 숫자 부족

2.  전문적이고 일률적이지 못한 예술치료사의 교육과정 및 관련 단체들의 난립

3.  아직 전문 분야로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


예술 치료의 국내의 전망은 각 장르별 예술 치료가 독자적으로 발달하는 경우와,  총체적인 예술 치료로 발전시키는 두 가지 모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간 정신이 어떤 한 장르에만 국한시킬 수 없는 무한한 차원이라는 것과, 한국인의 심성이

일찍부터 총체적인 예술성에 익숙해 있다는 것에서 총체적인 모델이 보다 적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한 장르만의  예술 치료만 해도 어려운데 너무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심리치료에 관련된 이론, 세미나, 임상 실습부분은 함께 동일하기 때문에  각 예술 매체를 배우고 실습하는 실기 부분만 따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본 협회 소속된 회원들 모두가 지역사회 정신보건소, 정신병원 등에서 자원봉사자, 또는 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인 경우 자료비, 교통비, 식사비 정도를 지급 받고, 전문인인 경우는 거기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정신 건강 의료 단체 외에도 예술치료사들이 일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 각종 폭력의 희생자들의 쉼터,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소,  아동 문제 연구소, 특수 유치원, 감호소,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지원 모임 외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서비스를 줄 수 있다.

  많은 수의 회원들이 인접분야의 전문인으로서 이미 효율적으로 예술치료를 임상에 적용시킴과 동시에 전문 예술치료사의 기량을 다지고 있으며, 교단에서 관련 분야를 가르치는 분도 여러 명 있다. 최근에 설립된 전문화 교육의 초석을 마련하는 대학원 과정이 이 분야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 같다.

 

  예술 치료가 국내외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들이 기존의 치료 방식으로는 대처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예술 치료에서의 예술 작업은 그 자체가 심리치료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공감대를 조성하고 치료자와 내담자간의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에서 아동, 청소년, 중년, 노인들의  다양한 심리적인 문제들을 다루며 신경증, 정서 및 발달 지체 아동, 비행 청소년, 각종 폭력의 희생자, 치매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외에도 정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온전해지도록 하기 위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국내에 대두되는 마약 문제를 대처하는 것에 표현예술치료가 일익을 할 수 있다고 본다.



1) 1950년대부터 미국에서 전문 직종으로 정착하게 된 미술, 음악, 무용, 놀이. 연극치료 중 두 가지 이상의 예술 매체를 적용하는 통합적인 형태의 예술 치료로서 미국이 중심이 된 서구에서 조직력을 갖추고 활동 한지는 약 20여 년이 된 새로운 정신 건강 분야이다.

Summer 2003 - 아름다운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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